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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INTJ 여자의 머릿속(연애 등)MBTI과몰입_INTJ 2023. 3. 17. 11:57728x90반응형
Unsplash.com - That's Her Business 세상은 넓고 INTJ 유형의 사람은 많다.
한때는 약간 괴짜 이미지라 그런지 INTJ 유형이 적었는데,
어느새부턴가 온라인에서 '사실 나도...'라는 식으로 INTJ임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같은 INTJ 유형임에도 꽤 다양한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 느낌을 받는다.특히 나무위키의 INTJ 문서 작성하신 분은
정말이지 무슨 백과사전 편집자인가 싶다...
그 깔끔함과 철두철미한 정렬은 감탄스럽지만, 내용이 너무 빽빽해서 나도 읽다보면 지침.
자아성찰
나는 여자고, 쌍둥이자리이며, 고등학생 때는 INTP였다가, 사회생활을 하며 INTJ가 된 케이스다. INTJ라는 결과는 같아도 그 내용은 조금씩 다르긴 했는데, 작년 12월 20일을 기준으로는 내향형96% + 직관형83% + 사고형96% + 계획형83% + 확신형78%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ISFP 유형의 남자와 연애하고 결혼해 함께 살고 있다.
약간은 로봇이 자기소개하는 것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나름대로 분명하고 정확한 글을 읽어야 뭔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편안함을 느낀다.다른 INTJ들이 어떠신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스스로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울고 웃고 다 한다. 결혼하고 나서는 남편 앞에서 한 두어 번 울었던 적이 있는데, 남편이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여린 사람이었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나... 눈물이 나는 포인트는 뭔가 슬프다기보다는, 스스로 억울하거나 서러울 때 주로 우는 것 같다. 일부러 슬픈 영화나 장면을 찾아서 보기도 한다. 우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잘 다루지 못하는 편이다. 휘어지기보다는 꺾이는 편인 것 같다. 한동안 일에 매진하며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다가, 어느 날 번아웃이 온 것처럼 아무 것도 하기가 싫고 누워만 있고 싶고 그런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는 신호를 잘 못느끼는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뭘 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지도 제대로 콕 집어 말하기가 어렵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언젠가부터 귀찮아서 억지로 하려니 스트레스고, 게임도 재미는 있는데 하다 보면 머리를 계속 굴리면서 '이러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싶을 때도 있다. 근데 단순한 게임은 흥미가 없어서 매번 머리쓰는 게임만 찾는다. 그러다 피곤하다고 안 하고, 또 새로운 게임 찾고......반복.
요즘은 그래서 일부러 머리 비우고 볼 만한 코미디 영화나 예능을 종종 찾아서 보긴 하는데, 보다 보면 또 잡생각이 머릿속을 침투하는 느낌... 생각이 끝이 없다.물론 그냥 멍-할 때도 있기는 하지만, 다른 유형들에 비해 생각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아마 대다수의 INTJ들이 그렇지 싶은데...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이나 행동이나 말은 조용한 반면, 머릿속은 쉴 새 없이 바쁘다. 나는 머리가 항상 뜨뜻하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의 소재는 매우 다양하다. 원체 호기심이 많아서 눈에 띄는 것들의 원리가 궁금하고, 기능을 개선시킨다면 어떤 식으로 보완 및 수정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한다. 남편과 있었던 일을 생각하다가, 주변의 낯선 문구를 보면 그 단어의 어원이나 유래가 궁금해서 한참 찾아보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내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세웠던 크고 작은 계획들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디버깅하듯 묵묵히 점검을 하고... 현재 상황에서 계획을 수정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추가할 사항이 있는지 검토해 본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나면 다음 식사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기도 하고...(내 경우는 대부분 간단하면서도 영양가가 있는 식품을 생각한다.) 수시로 나에게 주어진 과제나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지 체크한다. 만약 누군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행동을 했는데, 그게 나에게 영향을 주었다면 그 내용에 대해서도 다시 되짚어보고 분석한다. 나에게 영향이 없다면 거의 기억을 못한다. 그러다가 가끔은 또 문득 '만약 내일 무인도에 간다면 가져갈 물건'이라거나 '만약 내일 우주로 떠난다면 챙겨야 하는 것들', '만약 다음 주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걸 알게 된다면 해야할 일들' 등등...... 때때로 알 수 없는 이유로 공상에 빠지기도 한다...ㅋㅋㅋ연애 / 사랑
좋아하는(짝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몇 가지, 평소와는 다른 생각들이 추가되는데... 내 경우는
1. 그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2. 그 사람의 취미는 무엇일까?
3. 그 사람이 가장 최근 관심있는 건 뭘까?이 정도? 뭔가 그 사람에 대한 물음표가 계속 둥둥 떠다닌다. 그리고 언젠가 온라인에서 봤는데... 누가 INTJ는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급발진하냐고 묻던데 좀 맞는 말 같다. 나도 혼자 머릿속으로 며칠 혹은 몇 달을 생각만 하다가, 나름의 계획 또는 시뮬레이션이 끝나면 돌진한다. ㅋㅋㅋ 근데 나는 돌진한다는 게 꼭 고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과정을 굳이 풀어서 적어보자면 대략 이러하다.
1.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 친구로서? / 이성으로서? ---(이성인 경우)--> 작전을 짬
2. 작전 세부내용
i. 목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대를 파악하자
ii. 수행과제
①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상대와의 친밀도를 높인다.
②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상대의 관심사를 파악한다.
③ 대화의 공통 주제가 많아지도록 상대가 관심있는 분야의 지식을 습득한다.
※ 유의사항: 상대가 흡연자라면 지체없이 본 프로젝트를 파기한다.굳~이 풀면 대략 이런 느낌인데, 머릿속으로는 정리할 필요도 없이 한 1분 내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뭔가 무의식적으로 사고방식이 저렇게 흘러가는 느낌... 좋아하는 사람을 막연히 감정적으로만 좋아한다기보다는, 그 사람이 자꾸 생각나고 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어한다. 예전에 언젠가 다른 글 쓸때, INTJ가 사랑과 호기심을 혼동할 수 있다고 적었던 것 같은데 이것도 비슷한 얘기다. 원체 호기심이 많아서 온갖 잡다한 것들을 알고 싶어한다. 그게 사람이든, 사물이든......
호기심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는데 가끔은 별로 마음이 없는 연애를 할 때도 있다. 아무래도 첫눈에 불타오르는 경우는 드물기도 하고... 설령 누굴 좋아해도 머릿속에서 혼자 '왜 저 사람이 좋지?', '왜 자꾸 생각이 나지?' 같은 '왜?'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 '어떡해, 너무 좋아!!!'가 아니고... ㅋㅋ 지금의 남편도 연애를 시작할 때는 답답하기도 하고 호감이 별로 없었는데, 차츰 알아가면서 호감이 상당히 커진 케이스다.
만약 고백을 받거나 하면, 정말 만나는 게 시간낭비라고 여겨질 정도의 상대가 아니라면 '한 번쯤 알아가볼까'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면서 스스로도 배우는 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본받는 부분이거나, 반면교사거나.바람과는 거리가 먼 편인 것 같다. 애초에 혼자인 걸 좋아하고 집 밖으로 나가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두세 명을 신경쓸 만큼의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한 명과 연애하면서도 가뜩이나 얼마 없는 친구와 소홀해지고, 주변 신경을 잘 못쓰는데 두세 명씩이나...
하지만 만약... 말이 좀 이상하지만, 만약 바람을 피워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아주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서 바람을 피울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완벽주의적인 특징이 있어서 제대로 마음 먹은 건 최대한 철저하게 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근데 그 계획을 이행하면서 굉장히...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녹초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굳이 그렇게까지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한 쪽을 정리하고 다른 쪽으로 가는 게 INTJ에게 더 어울리는 것 같다.물론 연애하던 상대와 헤어지면 슬프고 아프고 화나고 그러긴 한데, 뭔가 상호간에 헤어짐의 이유가 있다면 그걸로 좀 상쇄되는 느낌이랄까. 내 경우는 1~2년 만났던 사람들과 헤어지고 나면 '그 사람'이 그립다기보다는 '그 환경'이 그리운 느낌이었다. 회상해 보면 그 사람의 얼굴은 달걀귀신마냥 형체가 없고, 떠오르는 건 주변의 흥미롭거나 인상적이었던 대상들, (내가 느꼈던) 행복감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나는 연애할 때 항상 진심으로 솔직하게 나름의 최선을 다 하는데, 그래서인지 후회는 별로 없다. 아마 대부분의 INTJ들이 그럴 것 같다.근데 지금의 남편은 좀 많이 다르다. 이 사람은 내가 하는 것에 비해 너무 많이 줘서 미안한 마음이 좀 있다. 내가 아무리 나름의 최선을 다 해도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뭐랄까 정말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사람이라... 이전 연애들과는 비교도 안 된다. 그래서 가끔 내가 '왜 이렇게 내 눈앞에 늦게 나타났어? 내가 대학교 졸업할 때 딱 왔어야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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